비밀이 있어, 이건 몰랐지? 이런 패턴의 메세지에 속지 말자

내가 신앙 생활을 하며 다양한 메세지를 듣고 글을 읽으며 느낀 것이 있어서 적는다.
자칫하면 속기 쉬운,
"비밀이 있어, 이건 몰랐지? 어때 몰랐으면 큰일날 뻔 했지?"
이런 패턴의 메세지이다.

이런 패턴의 메세지는 대부분 신앙의 본질과 거리가 먼 경우가 많으니
아무 생각없이 듣다가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할 일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겠다.

1.
모 선교사님이 성령 세미나를 하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기 사역에 치유의 역사가 나타나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야고보서에 보면 장로들은 병든 자에게 기름을 바르고 기도하라는 말이 있기에
진짜 기름을 바르고 기도도 해보았는데 그래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류의 설교는 대부분 서론이 길고 흥미로워 대단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대체 비결이 뭐였을까?? 듣는 이들의 귀가 솔깃해짐)

그런데 깨달음이 왔다고 한다. 그 비결은 바로,
성경에 보면 간구한게 아니고 명령을 했단다.
예수님께서 "일어나 네 침상을 가지고 집으로 가라" (마태복음 9장 6절) 했다는 것이다.
제자들도 "하나님 제발 이 사람이 일어나 걸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하지 않고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사도행전 3장 6절)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도 그렇게 ‘명령’했더니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것이 그의 설교였다.

참으로 솔깃한 설교가 아닌가?
"오호라~ 그런 비밀이 있었구나, 나는 몰랐네. 그래서 우리 어머니 병이 안 고쳐졌나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기도란 이런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고 걱정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모두 이방사람들이 구하는 것이요, 너희의 하늘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마태복음 6장 31-33절)

이런 하나님께서 병든 우리를 보시고
"아유... 이 녀석 고쳐주고 싶은데 너 왜 비밀을 모르니.
'병 고쳐주세요.' 이렇게 기도하지 말고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병아 물러가라.' 이렇게 기도해야 내가 고쳐주지.
성경 좀 꼼꼼히 읽어봐... 정말 안타깝네 고쳐주고 싶은데..."
이러면서 안 고쳐주시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하나님의 성품을 바르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2.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어쩌면 그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는 솔깃한 말세의 비밀은 바로 666 바코드 설이다.

그 근거는 다음 구절이다.
"그가 모든 자 곧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자유인이나 종들에게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하게 하니 이 표는 곧 짐승의 이름이라 그 이름의 수라 지혜가 여기 있으니 총명한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 보라 그것은 사람의 수니 그의 수는 육백육십육이니라" (요한계시록 13장 16-18절)

앞으로 손목이나 이마에 칩을 심어서 이것으로 100% 결재하는 시대가 오는데
이게 사탄의 표이며 이거 받으면 지옥간다 이런 식의 스토리이다.

참으로 공포스럽고 "이거 몰랐으면 큰일날 뻔 했네" 하는 느낌이 드는 설교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것 역시 기독교인이 마땅히 살아야 할 삶의 본질을 흐리는 논리이다.

이런 스토리를 생각해보자.
시골에 평생 신실하게 하나님 말씀따라 살던 할머니가 한 분 계신데
어느날  동사무소에서 찾아와
"할머니 내년 부터는 손목에 이 칩을 안 넣으시면 마트에서 물건 못사세요" 해서
할머니가 사인하고 칩을 받았더니 왠걸 지옥으로 떨어졌다.
하나님은 이걸보고 안타까워하신다.
"아유~ 왜 성경 꼼꼼히 안 읽어봤어.
내가 요한계시록 13장에 잘 숨겨놨는데 찾았어야지.
안타깝지만 할 수 없다 그냥 지옥 가야지... 쯧쯧쯧"

이게 말이 되는가?
뭔놈의 전자칩이 예수의 보혈보다도 힘이 세단 말인가?

그런데 과장이 아니고 정말로 바코드 설교를 들으면 저런 위기감이 든다.
"아~ 내가 저걸 몰랐네. 큰일 날뻔 했다.
우리 엄마한테도 알려줘야지.
이걸 모르고 순진하게 전자칩 받으셔서 지옥 떨어지면 어쩌나 아이고..."

위의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신실하게 믿음을 지키는 자가 경제 활동에 제약을 받는 때가 온다."
이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나도 모르게 전자칩 하나 받았는데 지옥가는 그런 스토리가 아니고
신앙의 본질과 관계되어 우리에게 일어날 사건이다.
달리 말하면 늘 신실하게 신앙생활하고 믿음 지키며 살면
바코드의 비밀 따위는 모르고 있어도 미래의 그 일은 피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3.
요즘 나오는 노란 리본 달지 말라는 주장도 다 이런 류이다.
'겨울왕국 속에 숨겨진 동성애 코드' 이런 주장,
소녀시대 노래를 거꾸로 틀면 성관계 가사가 나온다는 둥,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의 상징이 어디 화면 귀퉁이에 숨어 있고 어쩌고 저쩌고...
이런 것은 하도 많고 꾸준히 제기되기에 다 언급할 수도 없다.

"몰랐지? 이게 사탄의 역사야.
니가 모르게 겨울 왕국 보는 동안 무의식속에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주는거지."
정말 솔깃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설교인 것 같지만 속지 말아야 한다.

답답한 것은 순진한(?) 그리스도 인들이 이런 것을 듣고
"그것도 모르고 겨울 왕국 본 것 회개합니다"
"그것도 모르고 노란 리본 카톡에 단 것 회개합니다"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회와 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때
신앙적으로 제대로 살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얼마나 내 탐욕을 위해서만 사는가
이웃을 얼마나 사랑하지 못했는가
이런 것을 가지고 회개할 일이지
뉴스, 신문에 공공연히 들어난 죄악도 회개 못하고 있는 교회가
뭔놈의 카톡 노란 리본 가지고 회개를 한단 말인가.
참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신앙 생활을 더 철저히 오염될 여지가 없이 정결하게 하면 더 좋은 것 아닌가?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첫째, 노란 리본으로 인해 우리의 영이 오염되지 않는다.
감사하고 제사음식 먹으면 아무 문제없듯이
안타깝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노란 리본을 달면 그만이다.

둘째, 이런 주장들은 기독교의 본질을 흐려 엉뚱한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다.
본질적인 신앙의 열매보다 사소한 상징에 목숨거는 자신이 남들보다 더 정결한 삶을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말세에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디모데후서 3장 2절부터)
함께 단결해 말세의 이런 근본적인 문제와 싸워야 할 성도들이
전자주민증이나 생체인식 결제시스템을 가지고 이게 666이다 이건 666이 아니다 박터지게 싸우면서 분열하는 꼴을 보게 될 것이다.

셋째, 이런 주장들은 세상 앞에 기독교의 꼴을 우습게 만들어 버리는 주 원인이 된다.

천국은 분명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다. (마태복음 13장 44절)
하지만 그것이 성경 723페이지 5번째 줄에 숨겨진 비밀 코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부디 저런 설교나 글에 넘어가 인생과 신앙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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